+그라치아 77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혹시 인생이 너무 평탄해서 걱정이라면 머리를 잘라라. 평소 긴 머리를 즐겨했다면 더욱 효과가 좋을 것이다. 머리를 자르는 것만으로 인생이 스펙터클 해질 수 있다니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다.
"잘라주세요"
이 한마디면 미용실에서 사연 있는 여자 1순위가 될 수 있다. 여자가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다니 실연을 당했거나 인생에 큰 변화가 있었을 거라 지레 짐작한다. 한 때 머리를 허리까지 길었던 적이 있었다. 게을러서 미용실에 한동안 못 갔더니 어느새 라푼첼이 되어있었다. 자르기로 결정하고 미용실에 갔는데, 가위를 들고 머뭇거리는 스타일리스트와 기싸움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나에게 정말 잘라도 되는 지 몇 번이고 묻다가 결국 내 머리를 잘라 주었다.
난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편이다. 머리가 짧으면 일단 편하다. 머리를 감는 데 걸리는 시간도 머리가 길 때에 비해 반으로 단축된다. 그러나 그동안 살면서 머리가 짧다는 이유 만으로 여러가지 귀찮은 이야기들을 들어왔다.
"혹시 운동 해요?"
"그렇게 머리가 짧으면 남자들이 싫어하지 않나?"
"되게 보이쉬 하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여성 '운동'을 해왔고, 머리 길이에 집착하는 남자들은 분명 날 싫어할 테니. (먼저 피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그 다음 말이 참 재미있다. 난 여자인데도 여자가 아닌 ‘보이쉬’하고 ‘중성적’인 여자가 된 것이다. 단지 머리가 짧다는 이유 만으로 말이다.
포털 사이트 메인에 뜨는 여자 옷 광고를 보면 이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결혼 시즌인 5월이 다가오니 요즘엔 결혼식 겨냥 문구가 눈에 띈다. 옷 입고 결혼식에 가면 신랑 친구가 너만 쳐다볼걸. 이런 식이다. 물론 그 옷은 ‘여성스러운’ 원피스다.머리에서 발끝까지 ‘여성스러워’진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
‘여성’스럽다는 게 과연 뭘까?
머리를 길고 원피스를 입고 무릎을 모으고 앉아 뜨개질을 하면 여성스러운 여자가 될 수 있을까?
머리만 잘라도 당장 ‘보이쉬’ 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있다. 가위질 몇 번으로도 허공에 날아가 버리는 게 바로 ‘여성성’이다.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여성성’에 굳이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언제 날아갈지 모르는 ‘여성성’의 틀에서 조금 벗어나도 좋을 것이다.
엠버가 말했듯이 여자에게는 각자가 원하는 스타일로 살아갈 자유가 있으니까.
혹시 인생이 너무 평탄해서 걱정이라면 머리를 잘라라. 평소 긴 머리를 즐겨했다면 더욱 효과가 좋을 것이다. 머리를 자르는 것만으로 인생이 스펙터클 해질 수 있다니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다.
"잘라주세요"
이 한마디면 미용실에서 사연 있는 여자 1순위가 될 수 있다. 여자가 머리를 자르기로 결심했다니 실연을 당했거나 인생에 큰 변화가 있었을 거라 지레 짐작한다. 한 때 머리를 허리까지 길었던 적이 있었다. 게을러서 미용실에 한동안 못 갔더니 어느새 라푼첼이 되어있었다. 자르기로 결정하고 미용실에 갔는데, 가위를 들고 머뭇거리는 스타일리스트와 기싸움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나에게 정말 잘라도 되는 지 몇 번이고 묻다가 결국 내 머리를 잘라 주었다.
난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리는 편이다. 머리가 짧으면 일단 편하다. 머리를 감는 데 걸리는 시간도 머리가 길 때에 비해 반으로 단축된다. 그러나 그동안 살면서 머리가 짧다는 이유 만으로 여러가지 귀찮은 이야기들을 들어왔다.
"혹시 운동 해요?"
"그렇게 머리가 짧으면 남자들이 싫어하지 않나?"
"되게 보이쉬 하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여성 '운동'을 해왔고, 머리 길이에 집착하는 남자들은 분명 날 싫어할 테니. (먼저 피해줘서 고마워.)
그런데 그 다음 말이 참 재미있다. 난 여자인데도 여자가 아닌 ‘보이쉬’하고 ‘중성적’인 여자가 된 것이다. 단지 머리가 짧다는 이유 만으로 말이다.
포털 사이트 메인에 뜨는 여자 옷 광고를 보면 이 시대가 원하는 ‘여성상’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결혼 시즌인 5월이 다가오니 요즘엔 결혼식 겨냥 문구가 눈에 띈다. 옷 입고 결혼식에 가면 신랑 친구가 너만 쳐다볼걸. 이런 식이다. 물론 그 옷은 ‘여성스러운’ 원피스다.머리에서 발끝까지 ‘여성스러워’진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일까?
‘여성’스럽다는 게 과연 뭘까?
머리를 길고 원피스를 입고 무릎을 모으고 앉아 뜨개질을 하면 여성스러운 여자가 될 수 있을까?
머리만 잘라도 당장 ‘보이쉬’ 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있다. 가위질 몇 번으로도 허공에 날아가 버리는 게 바로 ‘여성성’이다. 그렇게 쉽게 사라지는 ‘여성성’에 굳이 얽매일 필요가 있을까. 언제 날아갈지 모르는 ‘여성성’의 틀에서 조금 벗어나도 좋을 것이다.
엠버가 말했듯이 여자에게는 각자가 원하는 스타일로 살아갈 자유가 있으니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