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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5일 수요일

[언니, 섹스할래?] 12. 열두번째 언니, 모니카 "왜 크다고 거짓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언니, 섹스할래?
페미니스트 웹진 이프 은하선 (eunhasun@gmail.com)

자주 가던 카페였지만 오랜만에 가려고 하니 길치 본능이 발동해서 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택시에서 내려서 골목길을 한참 헤매다가 겨우 카페를 찾아 정신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늦는 바람에 인터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을 해야 할 지 걱정하는 그녀에게 나는 '처음'을 말해달라고 했다. 처음이라는 단어를 제시하자 그녀는 약간 복잡한 듯 망설이다가 말문을 열었다. 

"저한테는 그게 첫키스였어요"

한동안 삽입섹스가 있어야 섹스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진짜 첫섹스가 맞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처음 연애를 한 상대는 여자였는데 그 때가 이십대 초반이었어요. 여성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분이었어요. 처음에는 사귄다는 느낌 없이 편하게 친구처럼 만나고 집에 놀러가고 그랬죠. 저는 그 때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었고 그 분은 혼자 살고 있어서 자주 놀러 갔었거든요. 어느 날 집에서 DVD를 같이 보다가 갑자기 키스를 했어요. 로맨틱한 영화도 아니었는데 갑자기. 저한테는 그게 첫키스였어요. 
그 뒤로도 그렇게 자주 집에서 같이 놀고 영화를 보기도 하면서 잘 지냈어요. 그러다가 또 어느 날 전혀 그런 무드가 아니었는데 갑자기 나랑 자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섹스를 했는데 새롭게 감각을 일깨워줬다고 해야 되나. 내가 만졌을 때 아무 감각이 없던 곳이 새롭게 느껴질 수 있구나 하는 걸 그 때 처음 알았어요. 좋다기보다 싫지는 않다는 정도였죠. 딱히 이걸 더 하고 싶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이런 거구나 이 정도 느낌이었어요. 그 뒤로도 가벼운 터치 정도나 키스는 계속 했었는데 섹스를 한 건 딱 한번이었어요.

제가 그 때 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 그분이 퇴근하고 나서 저를 학원까지 데려다주곤 했었거든요. 데려다주면서 그 분이 저한테 학원 앞에서 키스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 땐 그게 싫었어요. 그 사람이 싫은 건 아닌데. 제가 사람들 보는 앞에서 키스하는 걸 싫어했었어요. 지금은 아닌데 그 땐 그랬었죠. 6개월 정도 만나긴 했는데 처음부터 사귄다고 하고 시작한 관계가 아니어서 사귄 기간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그 분이랑 헤어지고 남자와도 잠깐 사귀었는데 섹스를 할 뻔했던 날 마침 생리 중이어서 애무만 했었어요. 그 뒤에 어떤 일로 크게 싸우고 헤어지는 바람에 결국 섹스를 못했고요. 

"어쨌거나 한번 해봐야겠다" 

서른이 넘으니까 막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내가 이렇게 제대로 섹스도 못해보고 죽는 건 아닐까. 이거 너무 억울하다 싶더라고요. 그 때는 서른 살이 되게 많은 나이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위기감도 느껴지고 어쨌거나 한번 해봐야겠다. 그러다가 온라인상으로만 알던 일본인을 만나게 됐어요.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 분이었는데 지방에 있었거든요. 심심하다고 하기에 서울에 놀러오면 내가 한번 놀아주겠다고 했더니 정말로 왔어요. 그래서 만났는데 너무 잘생긴 거예요. 별 기대도 안하고 만났었거든요.
그렇게 처음 만나서 같이 밥을 먹는데 테이블 밑으로 다리를 더듬더라고요. 무례하잖아요. 웬만하면 싫었을 텐데 너무 잘생겨서 그랬는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평생 이 정도로 잘생긴 남자랑 섹스를 할 기회가 몇 번이나 있겠나. 그냥 하자. 그래서 밥을 먹고 바로 하러 갔어요.

저녁을 먹고선 모텔에 갔는데 아침까지 잠도 거의 못자고 섹스를 했어요. 그게 저한테 첫 삽입섹스였어요. 진짜 아프긴 했는데 제가 처음이라고 하니까 남자가 그 부분을 많이 배려를 해줬어요.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성감대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인지 그 뒤로 만나는 사람들마다 그 사람이랑 비교가 되더라고요. 몸이 그냥 착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섹스 할 때 제 온몸을 자극을 해줬어요. 이 사람이 나를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 구나, 같이 즐기고 있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요.

처음 섹스 한 이후로도 한동안 계속 만났는데 공통점이 별로 없어서 만나면 섹스밖에 할 게 없는 거예요. 만나서 섹스만 하는 관계가 오래가기는 어렵잖아요. 그래서 그 남자가 한국에서 일 끝나고 일본으로 가고 나서는 흐지부지하게 헤어졌어요. 
저한테 여동생이 하나 있는데 제가 일본인 남자랑 자고 나서 여동생한테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여동생이 이야기를 듣더니 그러더라고요. 언니, 그 남자한테 맛들이면 한국 삼십대 남자 절대 못 만나. 아마 여동생도 일본인이랑 자본 적이 있으니까 그렇게 말했겠죠. 그 후에 한국 남자들을 만나보니까 여동생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한국 남자들은 거칠어요. 저돌적이라는 의미에서 거칠다기보다 덜 다듬어졌다는 의미에서 거칠어요. 피스톤 질 밖에 할 줄 모르네. 이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디에 누워있는 걸까? 

"2주 만에 만났는데 왜 섹스를 안 한다는 거야" 

그 뒤에 사귀었던 남자친구는 두 명이었는데 그 중 한 명은 꽤 괜찮았고 한 명은 잘 안 맞았어요. 섹스가 괜찮았던 사람하고는 사소하게 싸울 일이 많았는데 섹스가 잘 맞아서 섹스를 하고 풀 정도였어요. 섹스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했었어요. 어떻게 하는 게 좋다거나 뭘 해달라고 하거나 어떤 부분이 민감하다거나 이런 이야기도 자주했어요. 너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굳이 그런 거까진 이야기 안 해도 되는데 싶은 이야기까지 해서 난감했던 부분은 있었지만요. 예를 들어서 며칠 동안 야동을 안 봐서 바로 섹스를 해야 될 거 같단 이야기를 만나자마자 한다거나. 그래도 대화가 있는 섹스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 사람이랑 헤어졌던 결정적인 이유도 섹스 때문이었어요. 얘가 평소에 한 달에 한두 번 할까 말까 했던 애면 모르겠는데. 일주일에 여러 번 하던 애가 갑자기 섹스를 안 하면 짜증이 나잖아요. 뭔가 식은 거 같고 다른 여자 생긴 거 같고. 2주 만에 만났는데 왜 섹스를 안 한다는 거야. 내가 얘랑 할 수 있는 섹스 횟수를 다 채웠나 하는 느낌까지 들더라고요. 너 처음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하더니 이건 네가 하고 싶을 때만 하는 거냐. 내 성욕도 좀 존중을 해줘야 되지 않냐. 인간적으로 2주 만에 만났는데 내가 그냥 헤어지고 싶겠냐. 이런 이야기까지 해봤는데 결국은 헤어졌죠. 

섹스가 안 맞았던 사람은 군대에서 갓 제대한 남자였는데 제가 그 사람한테 첫 섹스 상대였어요. 아무 것도 몰라서 처음부터 다 가르쳐줘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어리고 성욕도 강한데 조절은 안 되고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고 배려에 대한 기본 관념도 없고. 밥 먹고 차 마실 때는 그게 그렇게까지 거슬리지 않았어요. 그런데 섹스를 할 때는 평소보다 이성의 끈을 놓은 상태니까 교육을 하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한번은 그런 적이 있었어요. 한번 섹스를 했는데 저는 그 다음날 출근을 해야 되고 피곤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또 하자고 하는 거예요. 얘는 섹스에 눈이 멀었나. 상대방에 대한 이해심이 없나. 그렇다고 섹스로 나를 만족시켜줘서 피곤함을 무릅쓰고 하고 싶게 만드는 것도 아니고. 결국 자기 성욕을 위해서 나를 이용하는 것 같았어요. 남자친구가 성기가 컸거든요. 젊어서 정력도 좋고 그랬는데 하고 있으면 섹스가 즐겁지가 않더라고요. 피곤하기만 하고. 맛도 없는데 양만 많은 음식을 먹고 있는 느낌. 예전에 인터넷에서 밥을 티스푼으로 먹어도 짜증이 나지만 국자로 먹는다고 밥이 더 맛있지는 않은 거라는 말을 본 적이 있어요. 충분한 크기만 되면 되지 크면 클수록 좋은 게 아니라고. 그게 정말 맞는 말인 거 같아요. 

어린 남자는 지속시간이 길고 한번하고 나서 다시 발기할 수 있다 외에 다른 장점이 없어요. 내가 나이가 더 많아서 일수는 있지만 대부분 어린 남자는 내가 엄마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했어요. 내가 자기 인생의 어려움을 해결 해줄 것 같이 생각하기도 하고. 

                                                                         ▲낮술로 추정되는 사진 

"베스킨 라빈스 시식용 스푼 같았어요"

제 나이쯤 되면 오프라인에서 남자를 만날 기회가 선보는 거 빼고 없거든요. 그렇다고 선으로 만난 남자랑 섹스만 할 수도 없고. 그래서 최근엔 거의 온라인으로 만났던 거 같아요. 
제가 여행 가려고 했던 도시에 사는 남자였어요. 제가 호텔을 예약한다고 하니까 자기 집에 와서 자고 가라고 하더라고요. 온라인상으로 사진만 봤지만 남자가 꽤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같이 자도 괜찮겠다고 생각해서 알겠다고 했죠. 식사를 하고 바닷가에 가서 키스를 하고 집에 와서 섹스 직전까지 갔어요. 그런데 벗겨봤더니 너무 작더라고요. 크기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크기도 보장되지 않는 느낌이랄까. 이건 뭐 베스킨 라빈스 시식용 스푼 같았어요. 자기 말론 발기하면 커진다고 하던데 커지면 뭘 커져. 뭐 이건 아이스크림 밑에 들어있는 스푼 접었다 편 것도 아니고. 어차피 섹스를 하게 되면 곧 알게 되는 걸 왜 크다고 거짓말 하는지 모르겠어요. 

결국은 콘돔이 없다고 해서 섹스도 안했어요. 외진 동네라 근처에 콘돔 파는 곳도 없어서 못했죠. 콘돔이 없어서 삽입을 못하면 다른 걸 할 수도 있는 건데 안하더라고요. 대부분 남자들은 삽입을 해야 섹스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예전에 생리 날짜 체크해서 딱 한번 콘돔 없이 한 적이 있었는데 되게 불안했어요. 그 뒤로는 콘돔 없이 절대 섹스를 안해요. 물론 콘돔도 백퍼센트가 아니라고는 하지만 임플라논 같은 피임 시술을 받기엔 제가 애인이 있는 기간이 긴 것도 아니니까.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섹스 운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고 봐요. 얼마 전에 친구랑 한번 섹스를 한 적 있어요. 동갑내기 남자친구였는데 가끔 만나서 섹스 이야기나 음담패설을 하는 사이였어요. 그 날도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술 마시고 있었는데 우리 이제 뭐하지, 섹스나 할까. 이렇게 이야기가 흘러서 섹스를 하게 됐어요. 제가 결혼을 안 해봐서 잘 모르지만. 오래 살았던 부부 같은 느낌이었어요. 의외로 그냥 편하고 괜찮았던 거 같아요. 그 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섹스파트너는 친구랑 하는 게 좋다고. 애매한 관계에서 섹스를 하면 갑자기 미묘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친구랑은 섹스를 하고 나서도 이전의 관계가 유지되더라고요. 그 점이 좋았어요. 섹스가 정말 하고 싶으면 얘한테 전화를 해야겠다, 싶었죠.

"순결 같은 건 제발 안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남자들은 쉽게 저랑 섹스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을 안 하더라고요. 사실 나는 섹스를 하고 싶은데 그렇다고 대놓고 섹스를 하자고 하기는 그렇고. 대충 눈치를 주고 있는데 잘 못 알아차리고. 지금 썸 타는 남자가 있는데 그 남자도 전혀 섹스 할 생각을 안 해요. 알고 보니까 전에 사귀던 여자의 순결을 지켜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마초더라고요. 21세기에 순결을 지켜주고 있다니. 취미가 비슷하고 대화가 즐거워서 만나고 있긴 하지만 이제 다음 단계로 나갈 때도 된 것 같은데 전혀 진도가 안 나가고 있어서 답답해요.

저는 자위로 어느 정도 조절이 되기 때문에 섹스를 못하는 상황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중학교 때 처음 자위를 시작했던 거 같은데 요즘에도 거의 매일 하거든요. 섹스를 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어느 정도의 성욕은 자위로 해결이 되는 편이예요. 귀나 목이 민감한 편이라 손으로 천천히 그곳들을 만지면서 시작해서 클리토리스, 가슴을 만져요. 
다른 사람이 만질 때랑 느낌이 다르긴 하지만 몸을 여기저기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공들여서 만지면서 하는 게 좋아요. 
한동안 전동 딜도를 쓰고 있었는데 쓰다가 고장 나서 버렸어요. 생각보다 빨리 고장이 나더라고요. 믹서나 이런 것들이랑은 달리 소비자들이 대놓고 이야기를 안 하니까 품질관리가 안 되는 거 아닐까 싶어요. 
배가 고플 때 밥을 먹으면 좋겠지만 사탕으로 허기를 속일 수도 있잖아요. 저한테 자위가 그 정도는 되는 거 같아요. 그래도 만나는 사람이 있는데 섹스를 못하는 상황은 짜증이 나거든요. 순결 같은 건 제발 안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그런 거 이미 없으니까!

[언니, 섹스할래?] 11. 열한번째 언니, 김생강 "모텔비가 너무 비싸요"

언니, 섹스할래?
페미니스트 웹진 이프 은하선 (eunhasun@gmail.com)

인터뷰를 하고 싶다며 보내온 메일에서 그녀는 스스로를 여고에 다니는 여고생이라고 소개했다. 돈 없고 신분증도 없는 청소년으로서 섹스를 하기란 어려운 일이란 말도 덧붙여서. 답답한 그녀의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여느 때와 같이 카페에 앉아 우리는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섹스에 대한 로망이 많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하고 싶을 때 안전하고 편하게 섹스를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살짝은 경직된 그녀에게서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나는 평소보다 더 말이 많아졌다. 
"어릴 때부터 워낙 집에 뻥치고 놀러 다녔었어요"
파트너 섹스는 중학생 때 처음 했는데 되게 하고 싶어서 했어요. 그 때 사귀던 남자친구랑 했었는데 그 친구는 이십대였어요. 저는 파트너 섹스 하기 전에 자위를 많이 안 해봤었어요. 그래서 그랬었는지 그 때는 섹스를 자위보다 더 좋아했던 거 같아요. 성욕을 해결한다는 느낌보다는 상대방을 욕망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게 좋았어요. 아무래도 상대방은 나이가 있다 보니 처음 제가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약간 부담스러워하긴 했었는데. 그런 것들을 나이 때문에 꺼려하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그냥 편하게 했던 거 같아요. 사귄 지 얼마 안 되어서 자연스럽게 했어요. 그게 첫 연애는 아니었는데 그 전에 사귀었던 사람이랑은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었거든요. 좋아하는 거랑 섹스를 하고 싶어 하는 건 다르니까. 전에 만난 사람들이 약간 동생 같은 느낌이었다면 그에 비해 성숙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어요. 
자위하면서 손가락을 넣어본 적은 있었지만 다른 걸 넣어본 적은 없었어요. 그래도 처음 섹스 할 때 아주 아프지는 않았고 약간 얼얼한 정도였어요. 하고 나서도 하루 이틀 얼얼하긴 했지만 그렇게 아프지는 않았고요. 처음부터 섹스에 대해 가지고 있던 환상이 채워지진 않았었어요. 처음엔 같이 섹스를 하는 건 좋았는데 그 행위 자체에서 오는 쾌감은 별로 없었어요. 여러 번 하면서 차츰차츰 더 좋아졌죠.
어느 날 애무를 받는데 어느 순간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오늘은 뭐 다르게 했냐고 물어봤었는데. 똑같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가끔가다 오는 타이밍이 잘 맞아서 그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몸을 다른 사람이 만진다는 것도 좋았고. 이것저것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저 혼자 못하는 것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죠. 입으로 하는 애무나 안고 있는 것도 좋고. 
처음부터 피임은 잘 했던 편이예요. 성교육을 딱히 받은 건 아니었는데 제가 궁금해서 책이나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많이 찾아봤었어요. 그런데 제가 콘돔 안 쓰고 하는 삽입섹스에 대한 로망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콘돔 없이 한번 해본 적 있었는데, 불안해서 중간에 다시 끼고 했었어요. 예전에 중간에 하다가 콘돔이 빠져서 사후피임약 한번 먹었던 적도 있고요. 그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산부인과를 갔었어요. 병원에 가서 사후피임약 달라는 말 꺼내기 힘들었는데 생각보다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주더라고요. 남자친구가 병원에 같이 가기도 했었고. 
어릴 때부터 워낙 집에 뻥치고 놀러 다니는 게 습관이 되어있었어요. 그래서 편하게 부모님한테 뻥치고 데이트하고 그랬던 거 같아요. 자율 학습도 어렵게 빼먹지는 않았고요. 제가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노는 애 이미지가 아니거든요. 예전엔 제가 남자친구 있다는 이야기만 해도 주변 사람들이 놀랐었어요. 
좀 더 나이가 들고 비슷한 경험을 공유한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지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주변 친구들이랑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힘들어요. 저는 여고를 다니고 있는데, 여고라서 그런지 성적인 농담을 비교적 편하게 하는 분위기이긴 해요. 여고생의 욕망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는 편이거든요. 하지만 제가 직접 섹스를 했다는 이야기는 정작 못하죠. 친구들이 남자친구와의 ‘진도’에 대해 물으면 늘 거짓말로 둘러대거나 화제를 돌렸어요. 이런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간단한 정보 공유라든지 이런 거라도. 
부모님 중엔 엄마만 제가 연애한다는 거 아세요. 걱정은 하시는 거 같은데 대놓고 말씀을 하지는 않으시죠. 성인이 되어도 부모님이랑 섹스 이야기를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제가 정리를 잘 못해서 가끔 저도 생각하지 못한 물건들이 곳곳에서 나오곤 하거든요. 얼마 전엔 파우치에서 콘돔이 나오기도 했고요. 엄마가 방 정리하다가 콘돔을 발견한다거나 하는 일이 생길까봐 걱정되긴 해요
 
        ▲시간이 가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거절당하고 또 다른 모텔을 찾아가야 될 때 짜증나요"
그 친구가 멀리 살아서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만났었는데. 거의 만날 때마다 섹스를 했던 거 같아요. 부모님 없을 때는 저희 집에서 하기도 하고 모텔도 가고 그랬어요. 신분증 검사를 하긴 하지만 세군데 가면 한군데 정도는 들어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일단 그래도 한명은 성인이고 신분증이 있으니까. 지금도 그렇지만 부모님이 외박을 못하게 하니까 대실만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딱 몇 시간만 그렇게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아쉽죠. 갈 시간 되면 너무 허무한 거예요. 그런 부분이 싫었어요. 
직접 물어본 적은 없지만 그 친구는 파트너 섹스 경험이 조금은 있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야기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나오잖아요. 궁금하긴 했지만 그런 경험이 그 사람만의 것은 아니니까 물어보지는 않았어요. 
그에 비해 지금 만나는 친구는 저랑 동갑이고 경험도 별로 없는 편이예요. 키가 큰 편이라 그 전에 만났던 친구보다 더 안정적인 느낌을 줘요. 그런데 지금 만나는 이 친구도 멀리 살아요. 자주 못 보니까 아쉽죠. 사귀기 전에 룸카페를 간 적이 있어요. 거기서 스킨십도 하고 가슴도 만지고 그랬었거든요. 그리고 사귄지 얼마 안 되어서 자연스럽게 섹스를 했어요. 
멀리 살아서 자주 못 만나니까 하고 싶을 땐 같이 야한 이야기하거나 혼자 자위하면서 풀어요. 처음 자위를 했을 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쯤이었는데 그 때는 자위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노하우가 없었어요. 그냥 조금씩 몸을 만졌던 것 같아요. 내 몸의 이런 부분을 만지면 이런 느낌이 나는 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구체적인 상상을 하면서 자위를 하게 된 건 섹스를 하고 난 뒤예요. 지금은 했던 것들을 되새기거나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면서 자위를 해요. 예전에는 폰섹스 하는 것도 좋아했는데 요즘에는 하고나면 너무 허무한 거예요. 섹스하고 나서 지쳐있을 때 옆에 애인이 있는 느낌이 좋은데. 폰섹스를 하고 나면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라 싫어요. 
지금 만나는 친구는 저랑 동갑이긴 하지만 나이가 좀 많아 보이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모텔에 갈 때는 신분증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둘 다 미성년자니까 다섯 번 정도 시도해야 한번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거 같아요. 거절당하고 또 다른 모텔을 찾아가야 될 때 짜증나요. 모텔비도 너무 비싸고요. 이제까지 영화관, 화장실, 건물 계단에서는 해봤어요. 영화관은 그나마 신선하긴 했는데 그렇게까지 좋지는 않았어요. 노래방에서도 한번 해본 적은 있는데 본격적으로 섹스를 한 건 아니었어요. 별로 하고 싶지도 않았고. 자주 가는 노래방이었는데 친구들이랑 갈 때랑 남자친구랑 갈 때 다른 방을 주는 거예요. 굳이 사방에 시트지가 발린 밀폐된 방을 주더라고요. 
"예쁜 여자 좀 소개시켜줘"
어릴 때 여자 애들은 친구들끼리 자연스럽게 손잡고 그러잖아요. 저는 그런 걸 전반적으로 다 싫어했어요. 팔만 닿아도 싫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나는 남자를 좋아하는 구나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내가 남자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성의 사람들을 좋아하는 구나 싶었죠. 나중에 보니까 그냥 연애 감정 없는 사람과의 스킨십을 싫어하는 거더라고요. 
지금은 여고생, 여중생이 너무 좋아요. 저는 여자를 연애 대상으로 생각한 적은 많은데 소위 말하는 썸을 타거나 했던 경험은 별로 없어요. 한두 번 있긴 했지만. 레즈비언 커뮤니티에서 가까운데 사는 사람이랑 연락하다가 만난 적은 있었는데 잘 안 됐어요. 일단 여자를 대하기는 남자 대해는 것보다 어려워요. 저는 그냥 여자 친구들 사이에서도 단순하다, 섬세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그냥 친구들한테도 무신경한 편이라서. 여자 좋아하는 여자를 찾는 것도 어렵고 그 이후 단계도 어려운 거 같아요.
만나는 남자친구와도 그런 이야기 자주 해요. 서로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 이야기도 하고. 나 예쁜 여자랑 썸타고 싶다. 나 좀 소개시켜줘. 이런 이야기들도 스스럼없이 하고. 섹스에 대한 부분은 서로 열려있는 편이예요. 상대방이 나에 대한 애정이 변하지만 않으면 상관없어요.

                                                               ▲처음에는 약간 경직된 느낌이었는데.

"가벼운 SM을 한두 번 해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저는 섹스 처음 할 때부터 별 생각 없이 정액을 먹었어요. 그게 특별하기보다 일상적인 일이예요. 그 전에 만났던 사람은 굳이 네가 먹겠다면야 말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인 것 같았는데. 지금 남자친구는 자기 정액에 대한 혐오가 심한 편이더라고요. 삽입섹스를 할 때는 콘돔을 쓰니까 정액이 제 몸에 묻을 일은 없지만 입으로 해줄 때는 제 몸에 싸거나 그럴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바로 닦고 오라고 하거나 휴지를 제 손에 쥐어줘요. 정액 삼키고 몇 분간은 키스를 안 해주기도 하고요. 한 번은 제가 조르니까 입을 맞춰주긴 했는데 냄새랑 맛에 질색을 하더라고요. 
그 전에 만났던 친구도 그랬지만 지금 만나는 친구도 취향이 저랑 맞지는 않아요. 저는 SM에 관심이 있는데 만나는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근거리에 살고 SM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원하는 것처럼 되질 않아요. 
지금 만나는 사람은 그래도 SM을 약간을 좋아하긴 하지만 취향이 서로 달라요. 남자친구는 정신적인 SM에 관심이 있거든요. 저는 정신적인 것보다 피학적이고 가학적인 행위 자체에 관심이 있고요. 예쁜 여자 납치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SM 쓰리썸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묶는다거나 때리는 상상도 하거든요. 정말 극단적인 수준까지 상상 하는 거 같아요. 현실에서 실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상상은 해요. 감금해서 괴롭히고 어딘가를 자른다든가하는 터무니없이 고어한 생각도 하거든요. 현실에서 피 보는 걸 하고 싶지는 않은데 상상은 하는 거죠. 가벼운 SM을 한두 번 해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저는 맞는 상황보다 아픔 그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남자친구가 되게 잘 때리더라고요. 뭔가 기술이 있다고 해야 되나. 
이제까지 섹스를 한 사람은 두 명이예요. 섹스를 할 수 있었던 상황들은 다른 사람들과도 여러 번 있었는데 굳이 하지는 않았어요. 지금 생각하면 안타까워요. 그냥 할 걸. 이제까지 못해본 것들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SM을 한다거나 여자랑 섹스를 한다거나 쓰리썸을 한다거나 이런 것들. 다양한 정체성의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고 싶어요. 
여고생을 만나는 건 아직도 환상으로 남아있어요. 빈틈없고 꼼꼼하지만 의외의 순간에 허술한 여자가 좋아요. 예전에도 남자랑 섹스하기 전에는 구체적인 섹스에 대한 생각이 없었어요. 지금도 그래요. 허벅지 예쁘다. 허벅지 만져보고 싶다. 가슴 만져보고 싶다. 이런 단편적인 생각만 자주하죠.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한테는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조금 거리가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할 때가 있어요. 학교 졸업하기 전에 교실에서 예쁜 여고생이랑 섹스 해보고 싶어요. 

2014년 8월 11일 월요일

[언니, 섹스할래?] 10. 열번째 언니 교회언니 "자위하다가 앞니가 나간 적도 있어요"

언니, 섹스할래?
페미니스트 웹진 이프 은하선 (eunhasun@gmail.com)

그녀와 나는 홍대의 한 레즈비언 바에 앉아 인터뷰를 했다. 카페가 아닌 바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도 꽤 괜찮은 느낌이었다. 인터뷰 하기 전부터 그녀는 섹스 이야기를 할 생각에 매우 신나보였다. 어떤 이야기를 할 지 준비한 것도 모자라 어떤 컨셉으로 사진을 찍을지까지 준비해왔다.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인터뷰 준비를 해 온 언니를 만난 건 처음이라 나도 살짝 기대와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매우 밝은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들을 한껏 쏟아내었다. 
  
"아직까지도 통금이 있어요"
  
처음 혼자 했을 때는 아마 일곱 살 때인가 여덟 살 때였어요. 어떻게 시작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냥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저한테는 자위가 그냥 놀이었어요. 어린이용 베개는 되게 작잖아요. 바지에 들어갈 만큼. 그 베개를 바지에 넣은 다음에 소위 말하는 붕가붕가를 한 거죠. 그 날도 그렇게 혼자서 하고 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문을 똑똑 두드리는 거예요. 빨리 처리를 해야 되잖아요. 베개를 빼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까. 
자세히 뭔지는 모르지만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데서 하면 안 된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베개를 바지에서 빼고 옷을 주섬주섬 다시 입고 문을 열었죠. 그랬더니 엄마가 뭐했어? 너 뭐하고 놀았어? 짬지 만지고 놀았지? 이러더라고요. 아무래도 문 여는 데 시간이 좀 걸렸으니까 의심을 한 거죠. 그 때 엄마 표정이 엄청 심각했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엄마한테 자전거를 사달라고 한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엄마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안 돼. 처녀막 다쳐. 그 때는 어리니까 처녀막이 뭔지도 잘 몰랐지만 굉장히 억압받는 느낌이 들었었어요. 
  
또 한 번은 이런 적도 있었어요. 중학교 때 학교에서 교과서 이름 바꾸기가 유행이었어요. 제 짝이 사회를 자위로 바꾼 거예요. 화이트랑 펜으로. 그게 너무 재미있어보여서 저도 사회책을 자위로 바꿨어요. 그런데 어느 날 집에서 제 책이랑 책가방이 몽땅 없어졌어요. 그래서 엄마한테 물어봤더니 제 사회책을 아빠가 보고 화나서 옥상에 갖다 버렸다는 거예요. 옥상에 가보니까 책이 다 찢어져있고 가방이 널 부러져 있더라고요. 
그 때 너무 충격을 받았었어요. 대체 이게 무슨 뜻인 줄 알고 썼냐고 아빠가 엄청 화를 냈는데. 너무 무서워서 내가 한 게 아니라 친구가 장난친 거라고 거짓말했어요. 혼나기 싫고 나는 힘이 없었으니까. 
저는 그런 시간들이 억울하고 슬퍼요. 부모님이 보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해줬다면 분명 달랐을 텐데. 아직까지도 통금이 있는데 여전히 못 깨고 있어요. 조금씩 싸우고 있긴 한데 힘들어요. 엄마랑 더 많이 싸우고 싶어요. 그런 문자를 엄마한테 보낸 적도 있어요. 엄마, 가부장제 사회에서나 성녀 창녀 나누는 거지. 여자인 엄마까지 그러지 말라고. 


"한창 달아오르다가도 십자가를 보면 죽는 거예요"
  
저는 어릴 때부터 자위도 하고 그랬었기 때문에 순결에 대한 별 관념이 없었어요. 그런데 자꾸 교회는 그런 걸 주입시키는 거예요. 제가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니긴 했는데 이 말하면 좀 웃기긴 하지만, 열일곱 살 때 신을 만났어요. 그 이후로 더 열심히 교회를 다니게 됐고요. 교회에서는 성을 굉장히 억압하잖아요. 제가 방에 야광 십자가를 걸어두었었는데 혼자 하면서 한창 달아오르다가도 십자기를 보면 죽는 거예요. 자위 하다가 무릎 꿇고 회개기도를 하기도 하고 그랬었어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결국 십자가를 떼어서 서랍에 박았어요. 심지어 순결서약을 쓴 적도 있었어요. 하나님, 저는 하고 싶어요. 왜 결혼 전에 하는 게 죄에요? 이런 기도를 하면서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잘 다스릴 수 있게 해주세요, 하나님이 만나게 해주시는 짝이 나타날 때까지 내가 내 몸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도도 같이 했어요. 
  
그야말로 분열이었죠. 너무 답답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너무 민망하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인지 죄책감이 사라졌어요. 그 때부터는 머리맡에 성경책이 있어도 자위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아마 여성주의 관련해서 공부하면서부터였던 거 같아요. 말 그대로 페미니즘의 구원을 받은 거죠. 여성학 책들을 보니까 논리적이고 똑똑하게 써져있더라고요. 제가 어릴 때부터 궁금했던 부분들이. 많은 여성들이 오해를 하잖아요. 내가 자위를 많이 해서 내가 섹스를 해서 내 보지 모양이 달라졌나. 저도 그랬었거든요. 당연히 소음순 크기는 양쪽이 똑같을 수 없는데 내가 만져서 그런 건가 싶어 걱정을 했었어요. 다른 피부와 다르게 까만 것도 내가 만져서 그런가 싶었고. 그런 부분들이 여성주의 책들을 읽으면서 해소가 됐죠. 교회 다니는 언니들이 죄책감을 가지지 않고 즐겁게 섹스하고 자위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벌 안 받고 이렇게 잘 살아 있잖아요. 
  
"말 그대로 65만원짜리 자위였어요" 
  
교회에서 목사라는 사람이 이런 설교를 했던게 기억이 나요. 형제들 자위하지 않습니까? 자위를 죄로 보긴 하지만 자위를 하는 대상도 남성이라고만 생각하는 거죠. 속으로 생각했어요.. 어, 나도 자위하는데, 나 여잔데. 자존심 상했어요. 
중학교 때 탐폰을 처음 썼거든요. 탐폰 솜 넣고 나면 막대기가 남잖아요. 그걸 서랍에 고이 간직해놨다가 그걸로 자위를 해본 적도 있어요. 콘돔대신 기름종이를 손가락에 붙여서 질에 넣어본 적도 있고요.
작년에는 자위하다가 앞니 하나가 깨졌었어요. 벽에 부딪쳐서 앞니 반이 날아간 거예요. 이불 위에서 붕가붕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너무 열심히 한 거예요. 이마를 벽에 부딪쳤는데 반동으로 입도 부딪혀서 앞니가 나간 거죠. 입이 찢어지고 피가 나서 거울을 보니까 앞니 하나가 반이 깨져있더라고요. 아빠가 뭐하다 이가 깨졌냐고 물어보는데 사실대로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냥 부딪쳤다고 말하긴 했는데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병원 가서 앞니 하는데 65만원 들었거든요. 말 그대로 65만원짜리 자위였어요. 
  
저는 주로 잠자기 전에 자위를 해요. 추운 겨울에는 이불을 미리 깔아놓고 바닥이 따끈따끈해졌을 때 하는 게 좋아요. 제가 침대 없이 바닥에서 자거든요. 온도가 중요한 것 같아요. 따뜻해야 하고 싶은 생각이 나지, 추우면 생각이 잘 안나요. 추우면 삽입도 잘 안되더라고요. 애액도 빨리 마르고. 실크 같은 부드러운 옷을 입고 있을 때도 좋아요. 
저는 자위를 할 때 누군가를 생각하면서 하지는 않는 거 같아요. 드넓은 자연 환경과 맞닿아있는 경계라든지. 탁 트인 곳, 섬이나 바다 같은 장소를 생각해요. 아무도 없는 부드러운 풀숲에서 뒹구는 상상도 좋아요. 상대방에 대해서는 굳이 생각을 하지 않아요. 분위기가 더 중요해요. 편안한 분위기를 떠올리는 게 좋아요. 초 켜고 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2년 전에 도대체 야동을 보는 사람은 무슨 재미로 보나 싶어서 한번 본 적이 있었거든요. 피스톤 운동하는 장면 보면서도 저러다 불나겠다, 살 까지겠네 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더라고요. 
  
주로 손가락으로 하는 편이에요. 손가락으로 만질 때 촉감이 좋아요. 아직 딜도를 써본 적은 없고요. 아, 중학교 때 오이로 자위를 하다가 오이가 부러진 적이 있어요. 오이 껍질을 깎아서 넣었는데 오이가 생각보다 약하잖아요. 그러니 안에서 부러진 거죠. 부러졌는데 안 나오는 거예요. 거울을 비춰봤는데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아무리 방방 뛰어도 안 나오고. 벌 받았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그 때도 순간적으로 기도를 했어요. 앞으로 이런 짓 안하겠다. 
지금은 웃으면서 이야기 하지만 그 때는 정말 무서웠어요. 안에서 오이가 썩으면 어떡하지. 공포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나중에 겨우 뺐는데. 그 뒤로 한동안 오이 기피증이 생겼었어요.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오이로 계속 자위를 했죠. 이건 제가 터득한 건데 오이를 살짝 익히면 더 잘 들어가요. 부모님이 없을 때 주로 하지만 부모님이랑 같이 있을 땐 오이를 몰래 냉장고에 가서 꺼내온 다음에서 방에서 깎아서 사용해요. 그런데 하고 나서 오이를 처리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지하철 화장실에 버린 적도 있어요.
  
가끔 여자 질은 약해서 조심해야한다고 말하는 거 보면 웃겨요. 저는 제 보지에 탐폰도 넣고 손가락도 넣고 펜도 넣어봤지만 아무런 이상도 안 생겼거든요. 그런데 마치 보지에 뭔가를 넣으면 엄청난 일이 생길 것처럼 그러는 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고추 삽입은 정상으로 여기면서 손가락 삽입이나 펜 삽입은 더럽게 취급을 하는 지. 고추도 잘 안 씻으면 더럽잖아요. 손도 깨끗하게 씻으면 깨끗한 거고. 왜 삽입 자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지 이해가 안돼요. 손가락에 콘돔을 끼면 손톱에 다칠 위험도 줄일 수 있는데. 
  


"아직까지 파트너 섹스를 해 본 경험이 없어요" 
  
저는 누군가와 관계맺음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었어요.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도 없었고. 친구가 소개팅 할 거냐고 물어봐도 거절했었고. 굳이 돈 들이고 시간 들여서 연애하는 게 이해가 안됐거든요. 그래서 누군가와 사귀어본 적이 없어요. 그러다가 작년에 처음으로 어떤 여자 분을 많이 좋아하게 됐었어요. 그런데 애인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알게 되고 충격을 많이 받았죠. 친구로도 못 지낼까봐 겁이 많아서 좋아한다고 말도 못하고. 혼자서만 정숙하게 좋아하다가 말았어요. 남들은 보통 십대 때 좋아하는 사람 생기고 그러잖아요. 애들까지 모여서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하면서 노는데 저는 그 때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전 어떻게 보면 늦은 거죠. 좋으면 좋다고 하라는 데 저는 그게 어렵더라고요. 연애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요. 
  
아직까지 파트너 섹스를 해 본 경험이 없어요. 통금이 있으니까 원나잇 같은 걸 할 여력이나 시간도 없었죠. 물론 가끔씩 꼴린다거나 그런 적은 있었어요. 한번은 교회에서 부치 같은 언니를 보고 끌린 적이 있었는데 안 돼. 여기는 교회지.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갔었어요. 대중교통 이용할 때 몸 좋은 남자들이 제 옆에 앉거나 그럴 때 있잖아요. 살짝 살짝 부딪치면 꼴릴 때가 있어요. 아무튼 올해 안에는 꼭 남이랑 섹스한다는 목적의식에 불타있는 상태에요. 
  
모르는 사람한테 다가가서 어깨를 두드리며 “저기요, 야 씹쌔야, 나랑 한 판 할래?” 라고 말해보고 싶어요. 뭔가 터프하게 내가 널 리드하겠다하는 느낌으로. 소위 말하는 ‘아다’인 거 티내고 싶지 않아요. 초보인 거 티 나면 어쩌지, 멍청하게 쭈뼛거리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하면 짜증이 나요. 나는 그러고 싶지 않은데, 머뭇거릴까봐.
원래는 자위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워서 섹스가 궁금하다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파트너 섹스에 대한 판타지도 없었고요. 지금은 같이 욕조에서 거품목욕 해보고 싶어요. 여자랑 사귀게 된다면 상대의 턱을 살짝 잡고 립스틱을 발라주고 싶어요. 살짝 입술을 깨물어도 주고 싶고요. 제가 하도 하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니까 지인들이 혼자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혼자 하는 것도 질렸어요. 올해 안으로 꼭 쌈박하게 하고 싶어요.   
  

2014년 6월 25일 수요일

[언니, 섹스할래?] 9. 아홉번째 언니, 향기 "저는 닳고 닳은 사람이 좋아요."

언니, 섹스할래?
페미니스트 웹진 이프 은하선 (eunhasun@gmail.com)

첫눈이 왔다. 카페에 앉아 글을 쓰다 보니 창문 밖으로 보송보송해 보이는 눈송이가 흩날리고 있었다. 우리가 만난 날은 꽤 더운 날이었다. 둘 다 짧은 옷을 입고 있었고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카페에 앉아 인터뷰를 했었다. 아홉 번째다. 애초 계획보다는 더디게 가고 있지만 어디 인생이 계획대로 되던가. 열 번째로 만나는 언니와는 캐롤이 나오는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려나. 
                                                                  
                                                                           ▲"벌써 4개월 전 사진이다" 
 "몸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어릴 때 자주 엎드려서 뒹굴거리면서 책을 봤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때가 초등학교 때였어요. 제 방에 큰 전신거울이 있었어요. 그 앞에 앉아서 내 몸 여기저기를 보다가 만져보기 시작했죠. 몸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내 몸에 가슴도 있고 보지도 있는데 얘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 만지면 어떤 느낌일까. 처음 내 몸을 보고 나서 엄마한테 말을 했는데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여자한테만 있는 부분이고 민감하기 때문에 네가 소중히 해야 돼. 그런데 소중히 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남자한테 주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으셨어요. 깨끗이 씻어야 된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크고 나서는 네가 하고 싶어서 관계를 갖는 거라면 엄마는 뭐라고 할 생각이 없다고도 말씀을 하셨고요. 엄마가 너 그런 거 하면 안 된다고 했다면 어쩌면 다르게 컸을 지도 모르겠어요. 지금도 엄마한테 감사를 하는 부분이죠. 주변 친구들과 말을 해보면 섹스는 하지만 자신이 주도권을 가지지 못한 친구들이 많거든요. 내가 하고 싶지 않은데도 한다거나 끌려가는. 
 
지금도 엄마랑은 섹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요.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엄마한테 임신테스트기를 걸린 적이 있어요. 그 뒤에 엄마가 피임을 잘하라면서 피임약을 사다주신 적도 있고요. 티비 보면서 맥주마시다가 엄마가 저한테 처음 했을 때 어땠는지 물어보기도 하셨고. 엄마는 처음 사귄 남자가 저희 아빠였거든요. 처음 섹스도 그렇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후회를 하세요. 아빠가 별로라서 후회를 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을 만나봤으면 어땠을까. 세상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한테 적어도 세 번 차이고 세 번 차여보고 많은 연애를 하고 나서 결혼을 해라. 솔직히 결혼을 안했으면 좋겠다 라고도 하셨어요. 저는 산부인과를 주기적으로 가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제 친구는 질염이 생긴 지 삼년이 됐는데 산부인과를 한 번도 안 갔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놀라서 왜 안 갔냐고 하니까. 어떻게 가. 이러는 거예요. 엄마가 여자는 그런 병원 가는 거 아니라고 그랬대요. 제가 데리고 산부인과를 갔죠.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확실히 부모님과 성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너는 짬지를 본 적이 있어?"
 
초등학교 때 친구들한테 너는 보지를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 때는 보지라는 단어도 모르니까, 너는 짬지를 본 적이 있어? 이렇게 물어봤죠. 너무 이상하게 저를 쳐다보는 거예요. 그걸 왜 보냐. 우리 엄마가 그런 거 보는 거 아니라고 그랬다고. 잘 못된 거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아,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거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었죠. 그 뒤로는 제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안했어요. 그리고 중학생이 됐어요. 
중학교 땐 여자애들끼리 음담패설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어느 날 제가 어떤 사람하고 섹스를 하고 싶은 지 이야기를 했죠. 정말 웃고 떠들던 분위기였는데 내가 섹스를 하고 싶다고 말을 하니까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지더라고요. 제가 이상한 애가 되고 실제로 친구들과 멀어졌고. 남들이 이런 이야기를 듣기 불편해 한다면 꺼내지 않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재미있는 건 성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만 꺼내도 너 왜 그러냐고 그러던 친구들이 스무살이 되니까 달라졌다는 거죠. 그 때는 저한테 손가락질을 하던 친구들이 저한테 섹스 처음 할 것 같다면서 어떻게 해야 되는 지 물어보더라고요. 중고등학교 때 성교육을 제대로 안해주니까 잘 모르는 경우도 많은 거 같아요.
 
"다음 날 아침에 해가 뜨면 세상이 바뀔 것 같았어요"
 
처음 섹스를 할 때 여자는 아프다고 하잖아요. 긴장도 할 거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 알고 배려할 수 있는 사람이랑 관계를 맺고 싶었어요. 그래서 단순하게 나이 많은 사람이랑 해야지, 경험이 많은 사람이랑 해야지 라고 생각을 했던 거죠. 중학교 3학년 졸업하고 고등학교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 처음 섹스를 했어요. 그 때 만났던 남자가 38살이었는데 제가 좋아서 쫓아다녔어요. 저는 오빠가 좋아요. 오빠. 막 이러면서. 처음 본 날부터 좋아한다고 했었거든요. 그 분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었겠죠. 너무 어리고 맨날 교복입고 다니는 애가. 결국 연애를 하고 관계를 갖게 됐는데 저는 그 사람한테 솔직하게 말했어요. 어떻게 보면 그 때가 지금보다 더 솔직했던 거 같아요. 
 
나는 오빠랑 섹스하기 전에 섹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했죠. 자위를 할 때 어디를 만지면 기분이 좋다 라든가 이런 얘기들을 했어요. 사실 섹스 자체보다 펠라치오가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는데 재미있어 보였어요. 이렇게 나보다 나이가 많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을 정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처음 섹스를 하면 정말 아플 것 같았는데 죽을 만큼 아프지는 않더라고요. 처음 섹스를 하고 그 날 밤에 잠을 자는데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 해가 뜨면 세상이 바뀔 것 같았어요. 내가 너무 큰 경험을 해서 딱 눈을 뜨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줄 알았죠. 당연히 세상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막연히 그런 생각이 들어서 잠이 안 왔어요. 
 
부모님이 집을 자주 비우시거든요. 저희 집에서 부모님이 안 계시던 날 섹스를 했는데 그 사람은 새벽에 집에 갔어요. 저는 잠이 안 오더라고요. 남들이 봤을 때 티가 날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저는 학교에서 선생님들한테 칭찬받는 그런 이미지였거든요. 저는 첫 섹스가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처음 섹스를 한 사람과는 오래 만나지도 않았고 편하게 헤어졌어요. 친구들이 너의 순결을 줬는데 후회하지 않냐고 묻더라고요. 세상을 살아가면서 할 섹스 중에 한 번인 거고 그 순서가 첫 번째인 것 뿐이잖아요.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서 내 모든 걸 줄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하고 해야 되는 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나 오빠가 욕하는 게 너무 좋아요"
 
상대방이 섹스를 하면서 제 머리채를 잡는다거나 욕을 해주면 흥분이 돼요. 처음 섹스를 할 때부터 그랬어요. 저랑 섹스를 하면서 그 사람이 씨발, 존나 좋아. 이러는데 너무 멋있는 거예요. 섹스를 하고 같이 누워있는데 제가 말했어요. 나 오빠가 욕하는 게 너무 좋아요. 처음에는 약하게 시작했어요. 엉덩이를 가볍게 때린다거나 이런 식으로. 그 사람과 많은 플레이를 해보진 않았죠. 첫 번째로 섹스 했던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는 6개월 정도 공백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연애를 시작했는데 과외 선생님이었죠. 그 사람도 나이가 많았어요. 그 사람은 SM플레이에 관심은 없다고 절대 안한다고 말하더라고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섹스를 할 때 거칠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계속 제가 욕망을 건드리며 천천히 단계를 밟아갔죠. 말을 워낙 안하는 사람이라 꺼내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남자친구 취향을 알아보려고 자취방 컴퓨터에 있는 야동 파일을 찾아보기도 했어요. 메이드복이나 간호사복, 교복에 대한 판타지가 많은 사람이었어요. 제가 그 때는 미성년자였으니까 교복을 많이 입었죠. 저도 교복 입고 섹스 하는 거 좋아하거든요. 금기를 깨는 듯 한 느낌이 너무 좋아요. 어떤 순간에도 교복을 벗지 않는다는 게 중요해요. 셔츠가 풀어져도 입고는 있어야 된다랄까. 치마도 벗지는 않고 올리고. 더러워지기도 하고 구겨지기도 하니까 제가 직접 빨래를 했죠. 모텔에 가서 주로 섹스를 했어요. 고등학생 때는 교복을 안 입으면 사람들이 절 고등학생으로 안 봤어요. 심지어 저랑 만났던 어떤 사람들은 연애하기 전까지 제 나이를 잘 모르기도 했어요. 그래서 모텔 들어가는데 문제가 없었죠.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말해주었다. 

"재미를 위해서 섹스를 해요"
 
지금까지 열 명 정도하고 섹스를 했거든요. 그 중에는 SM플레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여러가지 플레이를 해봤죠. 허리띠로 때린다든지. 목에 줄을 감아서 개처럼 끌고 가서 먹인다든지 이런 것들. 개처럼 행동을 하거나 노예처럼 행동하기도 하고요. 섹스파트너였던 사람도 있고 연애를 한 사람도 있고. 지금 남자친구도 처음에는 섹스파트너였어요. 그러다가 마음이 생겨서 남자친구가 된 케이스죠. 그 전에는 원나잇을 했는데 섹스가 잘 맞아서 섹스파트너가 된 경우도 있었죠. 상대방에 대해 깊어지는 감정을 분산시키려고 여러명을 만난 적도 있었어요. 지금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까지는 제가 섹스파트너를 좋아하게 될 거라고 생각을 못했었고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중에 가장 좋았던 사람을 꼽자면 지금 남자친구예요. 서로의 몸에 대해서 탐구하려는 경향이 강한 편이예요. 서로 몸에 대해서 호기심을 가지고 있으면 좋은 것 같아요. 여러 번 만나서 섹스를 했지만 항상 궁금해요. 제 남자친구는 간지럼도 안타고 성감대가 거의 없어요. 어떻게 하면 이 사람과의 섹스가 재미있을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SM플레이를 하면서 나를 위해서 느껴봐 라는 말을 하기도 하거든요. 그렇지만 섹스는 서로가 재미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누구를 위해서 섹스를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혼자서 자위를 할 때도 파트너 섹스를 할 때만큼 오르가즘을 느끼거든요. 
저는 오르가즘을 느끼려고 섹스를 하기보다는 재미를 위해서 섹스를 해요. 한번 섹스 했을 때 별로면 다시는 그 사람과 섹스를 안 하거든요. 몇 번 나이가 어린 남자들을 만난 적도 있었는데 노련하지 않은 느낌이 싫었어요. 저는 닳고 닳은 사람이 좋아요. 
 
"최근에는 애널섹스도 했어요"
 
새로운 걸 해보는 게 좋아요. 여자랑 술이 취해서 장난하다가 키스를 해본 적은 있거든요. 확실히 포인트를 잘 잡는다는 느낌은 받았어요. 여자랑 섹스를 할 가능성도 저에게 있다고 봐요. 쓰리썸이나 그룹섹스를 하면서 여자 몸에 대해서 더 알고 탐구해보고 싶긴 해요. 여자 몸을 만지면서 섹스해보고 싶어요. 최근에는 애널섹스도 했어요. 하기 전에는 걱정을 되게 많이 했어요. 정말 첫 경험하는 느낌으로 상대방이랑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상대방은 여러 번 애널섹스를 해본 사람이었어요. 여자에 따라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굳이 내가 싫으면 하지 않겠다고. 안 해도 충분히 나와의 관계에 만족을 한다면서. 그렇지만 저는 애널섹스가 궁금했어요.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오르가즘을 느끼는데 뭐가 더 있다는 건지 궁금했어요. 
 
애널섹스에 대해 여자들이 써놓은 후기도 많이 읽었거든요. 하기 전에 준비를 많이 했어요. 애널용 딜도랑 러브젤도 준비했고. 처음에는 SM플레이를 하다가 마지막에 했어요. 그게 청결부분에서도 좋고 내 몸의 긴장도 더 풀릴 것 같다고 미리 말을 했거든요. 파트너가 제 표정을 잘 읽는 편이예요. 특별히 제가 더 많이 느끼는 부분을 신경 써서 애무도 해줬죠. 
제 몸이 어느 정도 이완이 된 다음에 딜도를 넣었어요. 딜도를 넣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더라고요. 딜도를 애널에 꽂아 놓고 섹스를 하다가 천천히 페니스 삽입을 하게 됐죠. 제가 물이 많은 편이거든요. 흥분도 쉽게 하는 편이고. 생각보다 쉽게 들어왔고 좋았어요. 내 몸의 빈 공간이 없이 꽉 찬 느낌이랄까. 조금만 움직여도 내 몸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확실히 느낌이 다른 오르가즘이었어요. 상대방이 제 클리토리스를 만지면 저는 제 가슴을 만지고. 제 몸을 지속적인 흥분 상태로 만들어 놓으려고 하면서 섹스를 했어요. 평소에는 오르가즘을 느끼면 뭔지 모르는 기운이 올라와서 머리를 꽝하고 치는 듯 한 기분을 받거든요. 애널섹스로 오르가즘을 느꼈을 때는 기운이 양쪽으로 퍼지는 기분이었어요. 꼼짝 달싹 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랄까. 다리도 못 움직이겠고 소리도 못 내겠더라고요. 
 
"발랑 까지지 않아도 다들 섹스하거든요" 
 
우연히 네이버 같은 데서 뉴스를 보다가 섹스에 대해 토크를 하는 팟캐스트를 알게 되었어요. 궁금해서 들어봤는데 섹스에 대해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처음 방송을 들었을 때 제가 미성년자였거든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드는 부분 중에 하난데, 그 팟캐스트에서 미성년자에게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방송 처음에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속으로 되게 꼰대 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모르는 것도 아닌데. 어이없는 거죠. 12월 31일까지는 어린애였다가 1월 1일에 스무살이 되면 짠하고 성인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요. 이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가만히 듣고 있었죠. 그러다가 제가 스무살이 됐어요.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인터넷 카페가 있어요. 그 인터넷 카페에 가입을 해서 관심을 갖다가 방송에 출연을 하기도 했죠. 사실 저는 방송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어요. 걱정을 하더라고요. 이제 스무살이니까 제가 말하는 경험들은 대부분 미성년자일 때의 경험이잖아요. 대놓고 방송에서 미성년자의 성에 대해서 말하는 게 걱정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미성년자 때 섹스를 한 것을 후회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자고 하길래 그냥 말을 안했죠. 저는 전혀 후회하지 않으니까. 성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인데도 미성년자의 성에 대해서는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야기 들어보면 다들 첫 경험이 고등학생 때더라고요.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게 이상했어요. 그건 너무 어릴 때니까, 철없을 때니까.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발랑 까지지 않아도 다들 섹스를 하거든요. 수면 위로 꺼낼 필요가 있어요.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도 아니고. 섹스에 대해 청소년들이 이야기할 공간이 너무 부족해요. 

 

[언니, 섹스할래?] 8. 여덟번째 언니, 김성인 "섹스를 잘해서 칭찬받고 싶어요."

언니, 섹스할래?
페미니스트 웹진 이프 은하선 (eunhasun@gmail.com)

섹스를 해본 십대 언니와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트윗에 올렸다. 며칠이 지난 뒤 한 고등학생에게서 메일을 받을 수 있었다. 자신을 생물학적 여성이며 여성애자,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고 소개하며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 많지 않은 경험과 나이, 시간이 걸림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는데 그게 걸림돌이 될리가. 평일 오후, 정숙한 분위기의 전통 찻집에서 우리는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도 나는 인터뷰 시간에 늦었다. 첫만남은 이렇게 나의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되었다. 
 
"네가 남자였으면 사귀었을텐데" 
 
저는 동성끼리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을 못했어요. 처음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나서는 펑펑 울었죠. 이 세상에서 나 혼자만 그런 줄 알았어요. 한번도 들어본 적도 없고 배워본 적도 없으니까. 그냥 세상에 없는 일이고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나 말고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건 나중에 알게 됐죠.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제 첫사랑이예요. 그 친구랑은 당연히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친구는 남자를 좋아하고 그런 성향은 바뀌지 않는 거라고 알고 있었거든요. 제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그 친구한테 제일 먼저 이야기했었어요. 한번은 그 친구가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네가 남자였으면 사귀었을 거라고. 농담인 줄 알고 저도 성전환이라도 할까라고 받아쳤었죠. 그 친구랑은 안 될 거라고 생각해서 다른 여자들이랑 몇 번 연애를 했었어요. 
 
딱히 좋아하지 않아도 연애는 할 수 있잖아요.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어떤 여자친구를 정말로 좋아하게 됐어요. 제가 따라 다녀서 결국 사귀게 됐지만 그 친구는 저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손잡는 것도 못하게 했어요. 힘들었죠. 너무 힘들어서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그 친구한테 연애 상담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그러는 거예요. 너 그렇게 힘들어 할거면 나랑 사귀자고. 너 좋아한다고. 당황스러웠어요. 나는 그 친구를 잊으려고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만났던 건데 그 친구가 그렇게 말하니까. 제가 다른 여자들이랑 사귀고 있어서 이제 더 이상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대요. 그래서 저를 좋아하면서도 말을 못했던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바닥에 앉아서 인터뷰를 했다. 
"섹스는 사랑의 표현 방법이었어요" 
사귀긴 했지만 저를 좋아하지는 않았던 친구와 헤어지고 초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첫사랑과 연애를 시작했어요. 그 친구랑의 연애는 좋았어요. 섹스도 그 친구랑 처음 했어요. 섹스는 저한테 있어서 사랑의 표현 방법이었던 거 같아요. 내가 좋아한다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 지 잘 몰랐거든요. 성적인 만족감이 높았다거나 그렇진 않았어요. 여자끼리는 결국 못 느끼는 건가 생각할 정도였거든요. 그래도 거의 만날 때마다 공중화장실이나 서로의 집에서 섹스를 했어요. 뭐 방학 때는 부모님한테 기숙사에서 지낸다고 뻥치고 만나기도 했었고요. 그 친구를 더 좋게 해주고 싶어서 여러가지 대화를 시도했지만 별 성과가 있지는 않았어요. 
 
그 친구와 잘 만나다가 어떤 순간에 관계가 틀어지게 되어서 헤어졌죠. 헤어지면서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나는 너랑 너무 빨리 진도가 나가서 싫었다고. 섹스가 불편했다고. 사귄 지 한달도 안되서 섹스를 했으니 빨리 한 편이긴 했죠. 그래도 저는 섹스하면서 그 친구가 좋아했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이 저한테는 충격이었어요. 그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그 친구와의 섹스는 잘 기억이 나질 않아요. 그런데 웃긴 건 그 친구 가 저와 헤어지기도 전에 다른 여자를 만나기 시작했고 헤어지자마자 새로운 사람과 섹스를 했다는 거죠. 나하고는 빨리 섹스 한 게 싫었다면서. 어이가 없었어요. 
 
"꿀물처럼 달았어요"
 
저한테는 바이인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첫사랑이었던 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그 친구와 기숙사 방에서 술을 마시다가 키스와 애무를 하게 됐어요. 그 뒤로 섹스를 한 번 하기도 했었어요. 덩치가 아주 작은 여자아이라 그런지 몰라도 손가락 하나만 넣어도 아파했어요. 검지가 끝까지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거든요. 그 애의 몸은 아주 예민했는데 못 참고 그만하라고 파닥거리기도 하고. 작아서 그런지 입도 작고 혀도 작았어요. 심지어 키스하는데 입안에 빈공간이 남는 느낌이었어요. 목도 가늘고 가슴이 아주 작았지만 감촉이 너무 좋았어요.
입으로 그 아이의 그곳을 맛보면 꿀물처럼 달았어요. 말해주니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하더라고요. 자랑해도 좋을 맛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서 그만뒀어요. 당시에 그 친구도 연애에 문제가 있었는데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을 저로 풀었던 거 같아요. 섹스 하고 난 뒤에는 어색한지 저한테 말을 못 걸더라고요. 지금은 그냥 저냥 지내는 친구예요. 친구를 잃은 느낌이라 섹스를 괜히 했나 싶기도 하지만 기억에 선명히 남을 정도로 좋은 섹스였어요. 그 아이도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뒤에 어쩌다가 블로그를 통해서 예전에 알았던 사람과 만나게 됐어요. 얼굴도 본 적 없는 사이였는데 한눈에 알아봤죠. 만나서 밥을 먹고 편의점에서 술을 사들고 노래방에 갔어요. 그 사람은 스무살이라 술을 살 수 있었거든요. 처음 노래방에 들어가서는 멀리 떨어져 앉아있었어요. 제가 노래를 했더니 목소리가 좋다고 칭찬을 하더라고요. 무슨 용기였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순간 일어나서 그 사람 옆에 앉았어요. 노래하는 걸 보는데 너무 예뻤어요. 이성을 잃는 기분이었죠. 제가 손을 잡고 놓지를 않았는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만난 지 한 시간 반 만에 이래도 되는 건가. 쉽게 이렇게 하는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을까. 술을 다 마시고 노래방에서 나왔는데 또 노래방에 가고 싶었어요. 같이 공간 안에 있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다시 술을 사들고 노래방에 갔죠. 거기서 섹스하기 직전까지 갔어요. 제가 통금이 오후 네시인데 그날은 열시에 들어갔어요. 

                                                                       ▲인터뷰는 여름에 했는데 지금은... 

"이런 게 섹스구나" 
 
며칠 뒤에 저희 가족들이 여행을 가서 집이 비었어요. 그 사람이 집으로 놀러왔죠. 그날 사귀기로 하고 섹스를 했어요. 그렇게 이틀을 같이 있었는데 연애하면서 유일하게 좋았던 시간이었어요. 너무 좋아서 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제가 받으면서 좋다고 느낀 것도 그 사람과의 섹스가 처음이었어요. 제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그녀가 제 위로 올라왔죠. 엄청나게 상냥한 키스와 애무를 해줬어요. 머리부터 말끝까지 키스하고 만져줬는데 감동적이었어요. 제가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그 때 처음 알았어요. 신음 소리를 그렇게 낼 수 있다는 것도 내 가슴이 예민하다는 것도 처음 알았죠. 물이 그렇게 많이 나오는 것도. 그녀와 섹스하면서 이런게 섹스구나 싶었어요. 
 
저는 자연스럽게 어릴 때부터 자위를 했었는데 딱풀 같은 물건을 삽입해본 적도 있었거든요. 그 때는 아프지도 좋지도 않았었고요. 그런데 그녀가 저한테 삽입했을 때는 좋으면서도 엄청 아팠거든요. 그게 손가락 하나라는 걸 알고 충격 받았어요. 처음 받고 나서 그 다음날은 잘 걷지도 못했어요. 제가 너무 아파하니까 처음이냐고 묻는데 딱히 처음이라고 말할 수는 없었죠. 그 사람이랑 섹스를 하고 나서는 혼자서 하면 좋지가 않아요. 만족이 안된다고 해야되나. 같이 하는 섹스의 즐거움을 알아버린 거예요. 그 사람이랑 모텔에 가기도 하고 찜질방에서 섹스를 하기도 했어요. 처음 모텔에 갔을 때는 신기했어요. 야한 채널이 나온다는 것도 신기하고. 찜질방에서 섹스 하다가는 누가 들어오는 바람에 들킨 적도 있었죠. 그냥 수습하고 다른 방으로 가서 했어요. 섹스는 잘 맞았지만 다른 여러가지 안 맞는 것들 때문에 만나면서 자주 다퉜었어요. 그러다가 저희 부모님의 저에 대한 감시가 심해지면서 그녀와의 관계도 틀어지기 시작했죠. 제가 연락이 안 되면 부모님이 제 친구들에게 전부 연락을 돌렸거든요. 그녀가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저와 연락을 끊었어요. 지금은 헤어졌고 추억에 담아두고 싶어요. 

                                                                            ▲벽면은 핸디코트인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둘 중 어떤 것도 저에 대해 설명을 못해주는 것 같아요. 지금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라 어떤 여자의 몸 같은 기분이랄까. 저는 어릴 때부터 키 크고 어깨가 넓은 사람이 되길 원했어요. 그런데 거울을 보면 아닌거죠. 바지보다 치마가 잘 어울리고 제가 제가 아닌 거 같아요. 만약 제 몸이 남자였다면 이성애자일테니 지금보다 연애가 자유로웠을 것 같긴 해요. 하지만 남자도 여자도 저한테는 불편해요. 남성 성기를 가지고 있었다면 사용이 편리했을 것 같기는 하지만. 페이스북에서는 여성, 남성, 제3의 성 중 선택할 수 있잖아요. 현실에선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일일이 나를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 귀찮아요. 저를 표현하는 어떤 정확한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섹스토이를 써보고 싶어요. 딜도가 제 안에 들어갈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구슬 박힌 딜도를 써보고 싶어요. 에그 바이브레이터가 뭐가 그렇게 좋은 지도 궁금하고요. 나중에 섹스토이 매장을 운영하거나 사용 후기 작성 같은 것도 해보고 싶어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섹스 판타지는 딱히 없는데 더 다양하고 많은 섹스를 해보고 싶어요. 그럼 더 좋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지금까지도 섹스에 대한 죄책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거든요. 그걸 극복하고 섹스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상대방에 따라 달라지는 거겠지만 섹스를 배우고도 싶어요.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더 흥분되니까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앞으로 더 많은 언니들을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섹스를 잘해서 칭찬받고 싶어요. 
 

[언니, 섹스할래?] 7. 일곱번째 언니, 신기루 "섹스할 시간도 부족해요."


 언니, 섹스할래?
페미니스트 웹진 이프 은하선 (eunhasun@gmail.com)

 이번엔 어쩌다가 인터뷰 시간보다 더 빨리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시간이 남으니 쓸데없는 짓을 하고 싶어졌다. 뭘 해야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피어싱 가게에 들어가 양쪽 귀를 뚫었다. 귀를 뚫고 나니 뭐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귀를 뚫고 나오니 시간이 꽤 지났다. 약속 장소로 서둘러 발을 옮겼다. 오늘 만날 언니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됐다. 

"처음엔 아팠다고 들었는데 아무 느낌이 없었어요"

섹스라는 게 저한테는 수단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나고 나서 생각하는 거지만. 고등학교 때 첫 경험을 했을 때는 내가 너무 좋아해서 했다라기 보다 강박이 있었어요. 성인이 되기 전에 '처녀'라는 게 싫은 거예요. 스무살이 되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고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사람이 날 좋아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내가 처녀라는 것이라면 너무나 싫을 것 같고 그랬어요. 사실은 아무 상관없는 일인데 그 때는 그랬어요. 
첫 섹스는 저에게 별로 의미가 없는 친구와 했어요. 생긴 건 반반했지만 그다지 땡기지는 않는 친구랑 잤던 거 같아요. 스스로 처음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무 느낌이 없었어요. 지금 떠올려보면 그 친구 사이즈가 어마어마하게 작았던 거 같아요. 그 친구도 섹스 경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잘 모르기도 했었고요. 다들 아팠다고 들었는데 난 아무 느낌이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그 친구한테 아무 느낌 없었다고 말하기도 그랬어요. 

그 친구랑 그 뒤로도 몇 번 더 했었지만 이걸 첫 경험이라고 말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느낌도 없고 감흥도 없고 기억도 없어요. 그 친구 집에서 했었는데 어른들이 언제 오실지 모른다는 것에서 오는 불안감 같은 것만 있었던 거 같아요. 너무 실망을 했었죠. 나한테는 이게 결심이었는데. 피임도 제대로 안했던 거 같아요. 되게 잘난 척 하기 좋아하는 어린애여서 배란일 계산만 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콘돔을 쓰자는 말이 안 나와서 그랬던 거 같기도 해요. 그러다가 헤어졌어요. 열렬하게 연애를 하던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에 실망만 하고 헤어졌죠. 마스터베이션은 아주 어려서부터 했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자각은 없었지만 보통 손이나 베개 마찰로 했었어요. 이게 나쁜 짓이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기분은 좋았어요. 첫 경험이 그것보다도 기분이 안좋고 번거롭기만 했으니 실망을 많이 했죠. 그 다음으로 섹스를 한 사람은 아는 언니의 오빠였는데 휴가 나온 군인이었어요. 그 때도 별 느낌 없었어요. 섹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환상에 비해 실상은 별로였던 거예요. 
연애다운 연애를 한 건 그 다음 사람을 만나고 나서였어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기분 좋게 해주고 싶고 여자로서 할 수 있는 건 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섹스를 했어요. 그 때는 제 감정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섹스를 이용한 거죠. 그 사람에게 뭔가를 해준 기억은 있지만 그 사람에게 뭘 해달라고 요구를 한 기억은 없어요. 섹스라는 게 아는 언니 동생끼리 이야기하지 않으면 누가 알려주는 것도 아니잖아요. 야동에서 보여주는 것은 실제와 너무 거리가 멀고. 그러니까 모르는 거죠. 어떻게 해야 내가 좋은 지도 잘 모르고 상대방에게 어떤 걸 요구해야하는 지도 잘 모르고. 여자들이 섹스에 대한 구체적인 심상을 갖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어디로 갈지 모르는 게 인생, 아니 섹스겠지
"키스 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가 한 여자친구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 때 그 친구도 성향이 명확하지 않았고 저도 명확하지 않았어요. 같이 있으면 좋았고 스킨쉽도 있었어요. 밀폐된 공간에서 키스를 했고 너무 좋았어요. 문제는 그 뒤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는 거였죠. 저는 겉으로 보기에 외향적인 편이라 그 친구는 저한테 뭔가를 기대하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뭘 알겠어요. 그 당시에도 저는 잘난척하기 좋아했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가 레즈비언이 아닌가보다, 바이가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바이였다면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을 거다. 이렇게 생각을 했던 거죠. 
이십대 초반까지는 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어요. 남자를 만나든 여자를 만나든 내가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았죠. 섹스가 당연히 즐거울 리 없었고요. 나에 대한 강박을 빨리 풀었다면 아마 그 여자친구한테도 말할 수 있었을 거예요. 나는 너를 너무 좋아하지만 사실 이 이후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우리 같이 찾아보자. 이렇게 말할 수 있었을 텐데 그 뒤로는 민망해서 그 친구를 안 만났거든요. 마치 나만 믿고 따라와 라는 식으로 굴다가 이렇게 되어버리니까 미안하더라고요.

삼년 정도 전에 어떤 여자친구한테 고백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저는 여자랑 섹스를 해본 적이 없으니까 궁금했어요. 내가 해보고 싶다고 하면 이 친구는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구가 어떤 마음으로 나에게 고백하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은 안하고 이 친구랑 자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만 한 거예요. 그래서 그 다음에 만났을 때 자고 싶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어요. 그 친구는 상처를 받았는지 울더라고요. 나한테 고백하기까지 나름의 고민과 시간들을 보냈을텐데 내가 자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 버린 거예요. 나를 좋아한다고 하길래 좋아한다면 당연히 나랑 섹스를 하고 싶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아니었나봐요. 섹스도 그렇고 연애도 그렇고 누가 알려주는 게 아니잖아요. 남자를 대할 때는 자고 싶다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여자를 그렇게 대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몰랐던 거죠. 

심지어 그 친구가 우는데도 어서 달래서 잘 보내야겠다는 마음과 잘 달래고 말을 잘해서 섹스를 해야겠다는 마음 사이에서 고민했어요. 그 친구한테 네가 싫다는 게 아니라 내가 표현을 그렇게 한거라고 일단 말을 했죠. 그 친구가 물어보더라고요. 지금 사귀는 사람이 있는지. 거짓말은 못하겠길래 사귀는 건 아니지만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말을 했죠. 그랬더니 자기를 만나면 그 남자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상황에서 그래 좋아. 오늘부터 난 널 만나고 그 남자는 안 만날거야. 이렇게 확답을 할 수는 없었어요. 
그렇게 기회가 또 지나갔죠. 친구와 특별한 사람의 다른 점은 무조건 섹스의 유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한테는 상대방과의 육체적인 교감이 중요해요. 그게 남자건 여자건. 그래서 여자랑 섹스를 하면 어떤지 알고 싶은데 알 수가 없으니까. 지금은 잠재적인 바이라는 말만 쓰고 있어요. 다음에 이런 기회가 또 오면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나를 위해 섹스를 해야 즐겁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한동안은 연애 자체를 사치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말 여러 남자를 많이 만났어요. 한두번 자면 안 만나는 식으로. 남자들은 웃긴게 내가 지분지분거리면서 만나달라고 하면 분명히 싫어할 거면서 자고 안본다니까 득달같이 달라붙는 거예요. 그러면서 섹스에 대한 허상도 벗겨졌어요.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섹스를 해야 즐겁다는 사실도 알게 됐죠. 내가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절대 모른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질수축이 어쩌고 오르가즘이 어쩌고 그러는데 조금만 애쓰면 꾸며낼 수 있는 거니까. 어떤 사람들은 자학하는 기분으로 섹스를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즐거우려고 섹스를 하잖아요. 그러려면 내 상태에 대해서 알려줘야 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지금은 6-7년 된 파트너가 있어요. 서로를 애인이라고 규정하진 않고 있어요. 그렇다고 섹스파트너라고 하기에는 감정교류가 너무 많거든요. 진지하게 오래가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섹스도 잘맞고 감정적으로 잘 맞으니까 오래가게 된거죠. 신기한 게 관계 규정을 안하니까 더 서로에게 충실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 거 같아요. 서로가 다른 사람을 만날 수도 있고 그걸 막을 수는 없어요. 실제로 그 친구도 나도 다른 사람을 만난 적이 있고요. 그게 아픔으로 다가온다기보다 자극이 되니까 여러가지로 노력을 하게 되는 점이 있어요. 오래 만나서 그런지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 편하게 말할 수도 있고요. 같이 목욕을 할 때 쓸 입욕제나 러브젤 같은 걸 상의해서 고를 수 있다는 것도 좋아요. 

다른 남자들은 이상하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기가 죽더라고요. 나 너무 아픈데 러브젤 쓰고 싶다고 말하면 내가 널 흥분시키지 못했어? 이렇게 반응하니까. 내가 잘 못해서 이런 걸 여자가 챙기게 하는 구나. 이렇게 생각해버리니까. 남자들은 성적으로 자신이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자신이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내가 말을 하면 위축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저도 간을 봐요. 너는 어떤 콘돔을 쓰냐. 이런 이야기들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요. 그렇다보니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품을 들이기가 귀찮더라고요. 새로운 사람이 주는 자극이 분명이 있지만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과 하는 섹스가 가장 좋은 거 같아요. 가능하면 이 관계를 오래 가지고 가고 싶어요.

좋은 애인을 얻기도 어렵지만 좋은 섹스파트너를 얻기는 더 어렵거든요. 언제쯤이면 섹스를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지 생각해봤는데 정말 감이 안 잡혀요. 이 친구랑도 물론 처음부터 전부터 잘 맞았던 건 아니예요. 맞춰가는 과정들이 있었죠. 각자 좋아하는 체위나 좋아하는 코스튬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런 것도 찾아가는 거니까. 등이 파인 것도 입어보고 전체 다 망사로 된 것도 입어보고. 안 써본 콘돔도 써보고. 그런 과정들을 귀찮아하지 않았다는 점이 좋았던 거 같아요. 그런 것들은 한두번 만난 관계에서는 할 수 없는 거잖아요. 

                                                                   ▲보였다가 안 보였다가 하는 많은 것들
"섹스가 맞지 않는데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지금 만나는 친구랑도 그렇지만 만나서 하는 일의 8할은 섹스예요. 섹스를 안 할 때는 석달에 한번 정도 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다시 발정기가 도래했는지 일주일에 두세번씩 해요. 두 달 만에 만나서 이박삼일을 섹스하는 바람에 몸살이 나고 입술이 부르튼 적이 있었어요. 섹스하고 나면 너무 힘들어서 16시간씩 자기도 했어요. 서로 너무 힘드니까 늦어도 새벽 네시에는 잠을 자자, 밥먹고 삼십분간은 쉬자. 이런 약속을 하기도 하죠. 그만큼 지금 만나는 사람과 섹스가 잘 맞는 편이예요. 저는 왜 사람들이 그렇게 밖에서 데이트를 하는지 이해가 안돼요. 섹스를 할 시간도 부족한데. 섹스가 맞지 않는데 사랑할 수 있다는 사람들 보면 놀라워요. 예전에 저를 비디오방에만 데려가던 남자가 있었어요. 목사님 아들이라 섹스는 하고 싶은데 대놓고 섹스를 하러 모텔에 가자고 말은 못한 거죠. 섹스를 하는 것 자체가 그 친구한테는 죄의식이 느껴지는 행위였던 거예요. 잘생긴 친구였는데 문제는 삽입한지 3초에서 15초 정도 만에 사정을 하는 거예요. 하고 나면 미안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어요. 아니 나쁜 짓을 하면 그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했겠어요. 그러면서도 이렇게 잘생긴 애를 어디서 만날까 싶어서 두달 만났는데 도저히 못 만나겠더라고요. 

섹스는 과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행위고 집중하지 않으면 뭘 해도 즐겁지 않은 것 같아요. 육체적인 에너지 소모도 크고요. 조금 더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상대를 만날 것인지 많이 생각하는 편이예요. 저는 상대방을 만나기 전에 하는 상상부터 섹스가 시작된다고 봐요. 야동도 스토리가 있는 게 좋아요. 상황 설정도 중요하고요. 금기시 된 관계나 장소에서 자극을 많이 받는 편이고요. 대학교 강의실, 창고로 내려가는 복도, 휴게실, 사무실 같은 곳에서 섹스를 해본 적도 있어요. 오늘은 거울이 있으니 어떻게 해보자. 창문이 있으니 어떻게 해보자. 이런 식의 이야기들도 상대방과 많이 하는 편이예요. 우리가 섹스 할 곳의 구조는 어떻고 우리가 어떤 옷을 입으면 섹스를 편하게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이야기들이요. 그렇게 설정을 해놓으면 섹스하기 전까지의 과정과 시간들이 전부 섹스가 되는 거죠. 섹스하기 전에도 그렇고 섹스하고 난 뒤에도 어땠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많이 나눠요. 저는 그 전부를 섹스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친구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나서 장기적으로 관계를 가져가더라도 그 부분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섹스를 즐겁게 오래할 수 있는 관계가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랑하는 사람과 감정적으로 모든 걸 교류하고 싶지 않아요. 저와 의견이 전부 같길 원하지도 않고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 같이 하고 싶거나 그 사람의 공간에 내가 다 들어가고 싶지도 않아요. 아무리 상대방이 나를 위해서 노력해준다고 해도 안맞는 것들을 억지로 맞춰가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옆에 있어주는 사람을 원하지는 않고요. 그걸 다 제외하고 나면 남는 게 섹스잖아요. 둘만이 가지고 있는 비밀이 생긴다는 점도 너무 좋고. 그걸 같이 하고 싶고 오래하고 싶고 많이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섹스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싫으면 싫다고 얘기하고 좋으면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섹스. 기대하고 상상할 수 있는 섹스를 하면서 살고 싶어요. 

<인터뷰 이후> 

저번호에 밝혔지만 게으름이 찾아오는 바람에 인터뷰를 하고 나서 삼개월이나 글 쓰는 일을 미루고 있었다. 그리고 며칠 전 신기루님의 달라진 섹스에 관한 업데이트를 받아볼 수 있었다. 
7월 말부터 썸을 타다 8월경부터 본격적으로 연애를 하게 되었어요. 7월 말경에 10여 년 전에 잠깐 알고 지냈던 친구를 어찌 어찌 보게 되었어요. 간혹 연락은 주고받던 사이라 어색함없이 밥을 먹고 술을 마셨죠. 서로 호감은 있는 상태지만 제가 '연인'이라 관계를 규정하는 것에 대해 주저하고 있었어요. 그 때 그 친구가 '건강한 관계'라는 건 그것만으로도 힘을 가진다며 어떤 관계인지 규정하지 말고 만나보자고 제안을 했어요. 역시 침대 위에서 맞지 않으면 관계가 이뤄지기 힘들테니 자봤는데 좋았어요. 손가락이 아주 예쁘고 긴 편인데다가 핑거섹스도 좋아하는 편이고, 오럴섹스도 매우 즐기는 편이라 섹스가 잘 맞아요. 역시 저에게 있어 섹스는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어요. 

감수성이 예민한 친구라 토크섹스를 할 때도 자극적이예요. 제 질 안에 들어왔을 때의 느낌을 그렇게 디테일하게 설명해주는 사람은 처음이었어요. 섹스 경험이 많지 않은 친구라 오히려 새로운 플레이를 할 때도 다양해지더라고요. 게다가 조금만 다른 섹스를 해도 굉장히 자극적으로 느끼니 보람도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알았던 친구고 서로 조언자처럼 긴 시간을 보냈던 터라 성적 판타지에 대한 대화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예요. 한 달 정도 확정적인 관계가 아닌 채로 지내보았는데 섹스도 잘 맞고 그 외의 것들도 잘 맞는 편이라 그 친구가 말하는 건강한 관계라는 것을 (서로가 연인임을 인정하는 1:1관계) 시작해보기로 했어요. 이전에 만나던 친구와는 정리했네요. 이게 인터뷰 이후 대략 3개월 동안 일어난 일이에요 또 앞으로는 일이 어찌될지 모르겠지만요.